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IT 피엠 이야기] 선금(=선급금)에서 인건비만 인정한다면?
    디지털 Etc 2020. 11. 3. 18:21
    선금 또는 선급금(先給金)은 국가기관을 당사자로 하는 공사나 용역에서 계약금액이 20억 원 미만일 경우 100분의 50까지 계약자가 미리 지급을 요청할 수 있다.

    관공서 부서 간 선금 지급 경쟁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국가 정책에 의해 관공서의 각 부서에서 선금지급을 경쟁적으로 한 적이 있다.

    보험설계사 실적 경쟁하듯, 공사나 용역이 있는 부서별로 선금지급률 순위 체크를 매월 하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젝트 초기에 약 30~40%의 선금 신청을 강제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기의 자금 회전이 아쉬운 기업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제도이다.

     

    금융에서 '받을 돈은 최대한 빨리, 줄 돈은 최대한 늦게 주어라.' 는 말이 있지만, 유일하게 관공서 선금은 '최대한 늦게 받고' 싶다.


    제한된 선금 인정 항목

    돈을 미리 준다는데 싫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문제는 인정범위다.

    선금 신청할 때 사용계획서를 제출하고, 나중에 용도에 맞게 사용했는지 선금 사용내역을 증빙을 해야 한다.

    (정부 정책에 맞게) 대부분 인건비, 그리고 자재비 증빙으로 한정 된다.

     

    IT 프로젝트는 개발에 필요한 성능 좋은 컴퓨터를 한 대씩 지급하면(그것도 입사 때), 나머지는 대부분 인건비다.

     

    자재비로 할 수 있는 것은 '서버 구입비'가 있지만, 당시 '하드웨어 분리 발주' 도입 초기였다.

    보통 관공서 IT 프로젝트는 턴키(turnkey, 제품을 구매자가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생산자가 인도하는 방식)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면 선정된 업체가 소프트웨어 개발과 서버 도입을 전담하여 진행하는 방식이다.

    '하드웨어 분리 발주'는 서버 도입 부분을 별도 업체를 선정하여 진행하는 방식으로 필자의 프로젝트에 도입되었다.

    (하드웨어 분리 발주에 관한 경험담도 나중에 올려 보겠다.)

    우리는 순수하게 업무용 소프트웨어 개발만 하면 되었다.

    그래서, 감독관과 상의 후 프로젝트 인력의 기본 인건비에 맞춰 선금 신청을 35% 정도로 했다.

     

    몇 달 후, "선금지급률을 50%까지 맞춰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관공서 내 부서 간 순위 경쟁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갑(甲)'이지만, 그들 사이에서도 갑(甲)과 을(乙)이 있어, 을(乙) 끼리 치열한 경쟁을 한다 .

     


    대규모 인력 충원

    현재 프로젝트 인력의 인건비만 산정하여 선금 35%를 신청했는데, 15%를 더 신청하라 한다.

     

    타 지역에서 개발을 하면 기본 인건비를 제외하고, 고정지출로 출장비, 식비, 숙박비(주로 월세) 등이 추가된다.

    이런 부분들이 인정되면, 인건비 항목은 1.5~1.7배 정도 인정되어 무리 없이 추가 선금 신청이 가능하다.

     

    계약담당 부서에 출장비 문의를 했더니, 증빙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기본 인건비 외에는 전부 제외하라"는 답변이 왔다. 기본 인건비는 4대 보험 등 제3기관에서 증빙이 가능하지만, 출장비, 식비는 회사에서 제출하는 자료가 대부분으로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감독관과 상의 끝에 기본 인건비로 선금을 맞추기로 하고, 현재 프로젝트 인력의 0.7배 정도로 (가상의) 인력을 추가하기로 했다.

     


    회사의 인력을 추가하면?

    (가상의) 인력을 추가하면 회사 내 인력관리에 차질이 생긴다.

    관공서 IT 프로젝트 제안서 평가에는 투입 인력 구성도 중요한 평가대상이다.

    이 회사가 얼마나 경험이 있는 인력을 이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지 평가한다.

     

    다른 프로젝트 PM이 대부분 SW 등급 '고급(학사 출신의 경우 관련 분야 9년 이상)' 이상으로 투입율이 1M/M인데, 필자의 프로젝트에 인력으로 묶이면 전체가 1M/M를 넘을 수 있다.

    (M/M : Man-Month, 월 인력 투입율, 1이면 한 달 내내 투입시킨다는 )

    1M/M를 넘으면 당장 표시가 안 날 수 있으나, 나중에 관공서 감사에서 프로젝트 교차검증 등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요즘 정부과제에 도전하는 기업은 연구원 참여율이 100%를 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다~본다.)

    그래서 외부 프로젝트 출장이 적은, 주로 회사에 상주하여 일하는 직원들 위주로 넣었다.

    그렇게 해서 현재 프로젝트 인원의 3/4 쯤 더 투입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되었다.

     


    후기

    선금 추가 신청 공문과 인력 변경 공문을 보내는 것으로 잘 마무리되었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한참 후 관공서 감사를 받았다고 하는데, 조용한 것을 보면 잘 넘어갔나 보다..

     

    추신 : 이 관공서 감사 때 필자의 프로젝트에 주고받은 공문이 너무 많아 문제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었냐 하며, 더욱 집중해서 봤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부분은 다음에 적어 보겠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